〈앵커〉
한 사립대학교가 어학당에 다니던 유학생들을 학기가 끝나기도 전에 강제로 출국시켰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. 학교 측은 학생들이 불법체류자가 되는 걸 막기 위해서 그랬다고 설명했는데, 경찰은 협박이나 강요가 있었는지 수사에 나섰습니다.
박재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
〈기자〉
한 대형버스 안에서 대학교 관계자가 외국 학생들에게 말합니다.
[한신대 관계자 : 우리가 평택 출입국 사무소로 가면 여러분들은 감옥에 가야 해요.]
문제가 생기면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도 말합니다.
[한신대 관계자 : 강제 출국을 당해요. 다시는 대한민국에 못 들어와요.]
한신대학교는 지난달 27일 어학당에 다니던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23명을 버스에 태워 인천공항으로 향했습니다.
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지난 9월 말 어학연수 비자를 발급받아 들어온 유학생들로 올 연말까지 국내에 머물 예정이었습니다.
학교 측은 건강문제를 호소한 1명을 제외하고 22명을 미리 예매한 비행기로 우즈베키스탄으로 돌려보냈습니다.
학생들이 1천만 원 이상의 통장 잔고를 유지해야 하는 국내 체류 조건을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.
[한신대 관계자 : 불체자(불법체류자)가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같이 한꺼번에 잘 나갈 수 있도록 지도했다. 학교로서는 오히려 잘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 거고.]
그러나, 출국한 유학생 일부는 학교 측이 행선지를 속이면서 버스에 탑승하도록 했고, 짐도 싸지 못한 채 강제로 귀국해야 했다며 반발했습니다.
학교 측이 유학생 가운데 불법체류자가 생기면 외국인 유학생 모집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이런 조치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.
유학생 가족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한신대 관계자 등이 유학생들에게 출국을 협박하거나 강요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.
(영상취재 : 김남성, 영상편집 : 윤태호, 화면제공 : 한겨레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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