베이비박스 발길 절반 '뚝'…"처벌될까 봐" 숨는 엄마들 / SBS 8뉴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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〈앵커〉

아이를 두고 가도록 만든 베이비박스에 들어오는 아기 수가 크게 줄었습니다.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이들에 대해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.

편광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

〈기자〉

봉사자 품에 안긴 갓난아기가 단잠에 빠져 있습니다.

미혼모들의 영아 유기를 막기 위해 한 교회가 운영하는 '베이비박스'로 들어온 아기입니다.

그런데 올 하반기 들어 이곳에 들어오는 아기가 평소의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.

시설 측은 지난 6월 수원에서 냉장고에 영아를 유기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경찰이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게 영향을 준 걸로 추정합니다.

[황민숙/주사랑공동체 영아유기센터장 : 처벌받는다 이렇게 많이들 나와 있다고 엄마들이 그러더라고요.]

경찰은 지난 6개월간 영아 유기 의심 사례 1천119건을 조사해 부모 147명을 영아 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.

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온 경우 시설 측과 상담만 했다면 수사 대상으로 삼지 않았습니다.

그런데도, 미혼모들 사이에서는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오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는 겁니다.

[20대 미혼모 : 신원을 숨기고 싶어서 가는 건데 경찰 수사가 들어가면서 결국엔 신원이 다 드러나니까 그것 때문에 굉장히 꺼려지죠.]

영아 유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내년 7월부터 형편이 어려운 임신부가 익명으로 출생신고를 하고, 아이는 정부가 맡는 보호출산제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.

전문가들은 법 시행 이전까지는 위기 상황의 임신부들이 숨지 않고 제대로 된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전용 상담전화 마련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.

(영상취재 : 김남성, 영상편집 : 조무환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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